AI는 어떻게 내 취향을 알아낼까…똑똑해지는 매장 시스템 [스페셜리스트 뷰]
오프라인 사업에 접목되는 AI…편의·효율 증대
긍·부정 효과 동시 발생…규제·규범 준수 중요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최근 10년 사이 인공지능(AI) 기술은 인류가 그동안 구축한 모든 발전의 양을 뛰어넘을 만큼 빠르게 발전해 왔다. 신경망의 발전은 물론이고 강화학습 기반의 ‘알파고’(AlphaGo)나 자연어 처리를 재정의한 ‘챗지피티’(ChatGPT) 등 혁신적인 기술들이 등장했다.
AI의 발전은 다양한 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리테일·금융·의료 등 주요 분야에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소비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온라인에서 AI 기술이 활발히 활용됐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AI로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고,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의 신용 점수를 평가해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안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빠르게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에서도 온라인 못지않게 고객의 결제 기록·재고·물류 등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이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다양한 AI 적용 시도들이 있었다. 기존의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 기법은 제한된 시간 동안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몇 가지 유형의 페르소나를 정의했다. 페르소나는 고객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로, 유형별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 사용됐다. 그러나 이는 적게는 수십만 명, 많게는 수백만 명의 고객을 소수의 유형으로 압축해 바라보는 한계가 있어 고객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AI로 영상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기 전이나 구매하지 않은 경우에도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자료화할 수 있게 됐다. AI는 고객의 성별과 나이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보낸 시간은 물론 집어 든 물건이나 이동 경로 등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고객 유형을 정의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 새로운 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와 결합, 고객의 행동 및 관심사와 매장의 매출과 고객 경험 등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완전한 고객 및 매장 운영 데이터로 완성됐다.
AI 기술이 리테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나 고객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는다. AI가 구축한 이 새롭고도 완전한 데이터는 다시 AI에 의해 매장의 운영을 최적화하고 매출을 증대시키며 비용을 절감하는 데 활용된다. 또 직원들이 고객과 더 활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객들이 더욱 나은 쇼핑 경험을 하도록 지원한다. 특정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구역이나 선호하는 제품을 분석함으로써, 매장은 더욱 효율적인 재고 관리와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식이다.
그러나 AI 기술의 적용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AI 알고리즘이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편향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데이터 보호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AI라면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의 유용성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필자는 이번 기고문을 통해 AI 기술이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여 편의성과 안전성을 어떻게 증대시키는지, 그리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긍정적 및 부정적 측면을 다룬다. 또 AI 기술의 오프라인 활용 사례를 분석하고, 그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개인화 AI, 온라인서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먼저 널리 도입된 개인화 추천 기술은 고객의 ‘취향’을 알아내는 걸 목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기반해 발전해 왔다. 주로 사용자 프로필·행동·콘텐츠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형 추천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개인화 기술을 매장 환경에 적용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매장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AI 기술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맞춤형 제안을 제공하며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도입되고 있는 AI 기반 고객 분석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는 ‘고객 동선’ 활용이 꼽힌다. 고객 동선 분석은 매장 내에서 고객의 이동 경로와 매장 직원 및 물건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AI는 ▲매장 내에 설치된 CCTV 기반 영상 분석 ▲센서나 비콘 기반 위치 분석 기술 등을 통해 고객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매장의 어느 구역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지 ▲어떤 경로를 주로 이용하는지 ▲특정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보안 시스템을 그대로 재사용해 매장 내 CCTV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정보 비식별 처리 기술 또한 발전하고 있다. 안전한 CCTV 데이터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단 의미다. AI가 오프라인 공간을 분석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구역에 인기 상품을 배치하거나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특정 구역에서 고객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 해당 구역에서 매장 직원이 고객 응대를 강화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런 고객 중심의 운영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상품 배치 최적화’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AI는 고객이 자주 찾는 상품과 잘 판매되지 않는 상품을 분석, 어떤 상품을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하고 매장 내 상품 배치의 최적화에 도움을 준다. 고객의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나 고객의 동선상에서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인기 상품을 배치하는 식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AI는 고객이 매장 내에서 가장 많이 지나는 동선을 파악하고 세부 구역·상품별 고객의 관심도를 측정한다. 주요 지점에 신상품이나 프로모션 상품을 배치하고 관련 상품을 인접한 위치에 배치해 교차판매(크로스셀링·Cross-Selling)를 촉진할 수 있다. 빵을 구매하는 고객이 잼이나 버터를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식이다.
‘실시간 맞춤형 프로모션’ 역시 좋은 사례다. 고객이 매장 내에서 특정 행동을 할 때, 개인화된 프로모션 메시지를 제공하는 실시간 맞춤형 프로모션은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핵심 기술이다. AI는 다양한 위치 분석 기술·무선 통신·애플리케이션(앱) 등과 연동해 고객이 특정 구역에 도달하거나 특정 상품을 집었을 때,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림을 보내거나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로 개인화된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고객이 신발 매장에서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살펴보고 있을 때, 해당 브랜드의 할인 쿠폰이나 추가 정보를 제공하여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고객이 매장에서 특정 시간 이상 머무르면 카페 이용권이나 쿠폰 등을 제공, 쇼핑 경험을 즐겁게 만들 수도 있다.
AI는 ‘재고 관리·보충’ 영역에서도 활용된다.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매장 재고를 최적화하고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보충하는 시스템에도 AI가 접목되는 추세다. 매장에서 언제 어떤 상품이 부족할지 예측하고 이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에는 전체 재고 데이터는 있었으나 매대 진열 수량과 창고 여분을 실시간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워 물품 주문을 최적화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매장이 넓고 관리 인력이 부족한 경우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컸다.
AI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재고 상태를 파악하고 특정 상품의 재고가 부족해질 시점을 예측해 자동으로 보충 주문을 할 수 있다. 주말 동안 고객 방문이 많아질 것을 예상하고 인기 상품의 재고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식이다. 이를 통해 매장은 항상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구비할 수 있어 판매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된다.
AI는 재고 관리에서 정확한 재고 추적과 수요 예측·비용 절감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매장 내 모든 상품의 위치와 수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과거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재고를 조정하는 일도 가능하다. 불필요한 재고 과잉을 줄이고, 재고 부족으로 인한 판매 손실을 방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 이러한 시스템은 특히 대형 매장이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소매점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
이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매장·가게 등의 운영을 효율화한 사례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아래 표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AI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AI 시대’ 도래…달라진 ‘개인 맞춤’ 서비스
AI 도입 이전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주로 시장을 다양한 기준에 따라 나뉘어 각각의 구분에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적용하는 고객 세분화 기법에 의존했다. 주로 고객의 나이·성별·소득 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구매 이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몇 가지 유형의 페르소나를 정의했다. 마케팅 캠페인도 각 페르소나에 맞춰 설계됐다.
그러나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고객의 복잡한 취향과 행동을 제한된 유형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별적인 특성을 간과할 수 있어 고객의 변동성과 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고객의 세분화에 기초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은 일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고객의 개별적 요구와 선호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낮추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I 기술의 도입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개별 고객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하고 세밀한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로, 오늘날의 AI는 고객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행동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남긴 검색 기록은 물론 클릭 패턴이나 구매 기록 등 온라인 행동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이동 경로·체류 시간·관심 상품 등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한다. AI는 매장 내 고객의 동선을 파악해 고객이 매장에서 어느 구역에 머무르는지, 어떤 상품을 관심 있게 보는지 분석할 수 있다. 온라인 구매 기록까지 함께 고려해서 오늘 추천하면 구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모두 활용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AI는 실시간으로 맞춤형 추천과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매장에서 특정 상품을 집었을 때 AI는 해당 상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할인 쿠폰을 발송하여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 패턴 분석으로 매장의 상품군을 방문 고객들의 성향에 맞게 최적화하는 일도 가능하다. AI는 고객의 성별·연령대·매장에서 보낸 시간·집어 든 물건·이동 경로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세밀하고 정교한 고객 유형을 식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고객의 개별적 요구와 선호를 정확히 반영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게 한다.
AI는 또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이는 고객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정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구역이나 선호하는 제품을 분석함으로써 매장은 더욱 효율적인 재고 관리와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행동과 취향을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맞춤형 추천과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있어 큰 혁신을 가져왔다.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와 선호를 더욱 정확히 반영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행동과 취향을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맞춤형 추천과 프로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확산 범위 ‘무궁무진’
AI 기술의 도입으로 매장 운영이 크게 편리해지고 있다. 운영자는 AI를 통해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재고 관리·고객 동선 분석·프로모션 관리 등을 지원한다. 이는 운영자가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AI 기반 시스템은 매장 운영의 다양한 측면을 지원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정 상품이 선반에서 모두 소진될 때 AI는 즉시 이를 인식하고, 운영자에게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어 선반에 채워야 한다는 알림을 보낼 수 있다. 이는 매장의 상품이 항상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게 하여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
AI는 또 잘못 배치된 물건을 즉시 감지하고 올바른 위치를 알림으로써 판매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매장 내 물건의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계획된 배치와 다른 상품을 발견하면, 이를 운영자에게 알리고 올바른 재배치가 일어나도록 한다. 상품이 잘못된 위치에 놓임으로 인해 고객이 잘못된 가격 정보로 불편을 겪는 상황을 미리 방지할 수도 있다.
오염물질이 매장 내에서 발견될 때도 AI는 이를 신속하게 인식하고 경고를 발송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매장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료품 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나 부패한 식품이 발견되면 AI는 이를 즉시 인식하고, 해당 상품을 제거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식이다.
AI는 이 외에도 매장 내 직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고객을 인식해 직원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추측하는 AI도 등장했다.
AI 기반 시스템은 매장 운영의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키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AI는 매장 내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오류와 손실을 줄이며, 안전하고 청결한 쇼핑 환경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기술은 보안 관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은 매장 내에서 발생하는 도난 사건이나 침입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경고할 수 있다. AI는 매장 내 CCTV 카메라와 연동되어 작동하며, 기존의 보안 장비들을 지능형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매장에 침입자가 발생하면 AI 시스템은 이를 즉시 감지하고 보안 요원에게 경고를 보내 중요한 장면들을 먼저 관제하게 하여 보안의 효율을 크게 높인다.
‘엣지 AI’(Edge AI·기기에 AI 앱을 구축하는 기술)나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서버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의 도입도 활발하다. 두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는 장치와 가까운 위치에서 AI 모델이 실행되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 등 개별 장치 내에서 AI 모델이 작동하면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저지연성·프라이버시 보호 등이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 처리가 기기 내에서 이뤄지면서 보안 강화와 개인정보 유출도 방지의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AI 기술은 안전 관리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이는 리테일 매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은 놀이공원에서 어린이나 노인이 길을 잃는 경우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여성 화장실에 남성이 들어가는 경우를 감지하거나, 고객이 넘어지거나 다치는 상황을 즉시 인지해 매장 직원에게 알림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공공장소에서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리라고 본다. 이를 통해 안전 관리와 보안 분야에서 더욱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AI 기반의 실시간 관제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매장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데이터 편향·프라이버시(사생활) 침해·오탐지 및 미탐지 등 AI 기술의 한계와 문제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문제들도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결국 더 나은 보안과 안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AI 확산에 ‘개인정보 보호’ 시장도 활황
AI 개인화 서비스는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일부 부작용과 역효과도 발생시킨다. 긍정적 반응은 AI 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키고 매출을 증가시키는 데 이바지한단 점이다. 맞춤형 상품 추천과 프로모션으로 고객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부정적 반응으론 개인화 서비스가 프라이버시 침해와 필터 버블(Filter Bubble·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필터링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현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이 꼽힌다. 또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지나치게 상세히 분석하면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정 고객 그룹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다른 고객 그룹을 배제할 위험도 있다. 특정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로 해당 제품을 제거했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추세로 인한 결과였다면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정보 비식별화된 데이터가 지나치게 추상화돼 유의미한 분석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고객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하지 못해 법적 문제에 직면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AI 기술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개인화 서비스를 개선하고 매장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윤리적 문제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기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윤리적인 원칙을 준수하며 글로벌 규제에 발맞춰야 한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했다. 미국인의 72%가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도 국민 86.1%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통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 조사’)가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기업들의 대응에도 반영돼 96%가 데이터의 개인정보 관련 투자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사업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시스코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 기술 시장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7.2%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비식별화 기술을 도입하여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비식별화는 데이터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거하는 과정을 뜻하며 이는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데이터의 유용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GDPR)을 통해 데이터 비식별화를 통해 데이터 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의 비식별 처리에는 여전히 얼굴을 흐리게 하는 블러링 혹은 모자이크 기법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반의 비식별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 또는 영상의 실제 얼굴을 합성된 얼굴로 교체해 개인을 비식별화하는 방법이다. 원본과 비슷한 시각적 특성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합성된 얼굴로 대체한 영상은 비식별 처리를 거쳤음을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고, 합성된 얼굴이 실존하는 자연인의 얼굴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문제를 겪기도 한다.
생성형 AI의 한 종류로, 영상 데이터 전체 또는 사람 얼굴 등 영상의 일부를 사람의 얼굴이 아닌 노이즈와 유사한 패턴 등으로 대체하고 개인 식별 정보는 모두 파괴한다. 그러나 AI가 장면 및 사물 인식 등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보존하는 기술도 시장에 등장해 CCTV 등 영상 AI에 적용되고 있다.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은 2031년까지 연평균 12.1%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의 경우 2022년에 이미 시장 규모가 19억 달러에 근접했다.
중요도 높아지는 윤리적 AI 사용 원칙
윤리적인 AI 사용은 기업과 사회 전반에서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주요 기업 대다수는 AI의 책임 있는 사용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 IBM은 AI의 설명 가능성·공정성·투명성·개인정보 보호 등을 중심으로 한 윤리 원칙을 수립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도 ▲윤리 위원회 운영 ▲AI 윤리 연구 센터 운영 ▲책임 있는 AI 사용 지침을 수립하는 등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8년 EU에서 시행된 GDPR와 2020년 1월 시행된 캘리포니아의 CCPA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률들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달로 AI 사용에 대한 규제와 법적 고려 사항 또한 신설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AI 행정 명령을 발표하여 다양한 연방 기관들이 협력해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지침과 표준을 마련하기를 촉구했다. EU 또한 2024년 5월 AI 규제법(EU AI Act)을 세계 최초로 최종 승인했다. 이 법은 2026년 전면 시행 예정이다. 새로운 법안은 AI 시스템의 개발·배포 및 사용에 관한 규제와 지침을 제공하며, AI 시스템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규제하기 위한 법적 틀을 제공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적 사용은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기업들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윤리적인 원칙을 준수하며, 글로벌 규제에 발맞춰야 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 위한 AI는?
지금까지 AI 기술이 오프라인 사업에서 어떻게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향상하는지를 살펴봤다. 또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다뤘다. AI 기술은 고객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함으로써 맞춤형 프로모션·재고 관리·보안 및 안전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은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고객 동선 분석 ▲상품 배치 최적화 ▲실시간 맞춤형 프로모션 ▲재고 관리와 보충 등이 이뤄지면서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AI 기술은 보안 및 안전 관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 매장 내 사고 예방과 도난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AI 기술의 사용에는 개인정보 침해와 데이터 편향 등의 윤리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이의 해결 방안으로는 ▲데이터의 비식별화 ▲윤리적인 AI 사용 원칙의 수립 ▲글로벌 규제 준수 등이 제시될 수 있다. AI 기술을 윤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윤리적인 원칙을 준수하며 관련 법규를 철저히 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를 통해 리테일·금융·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더욱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 AI는 고객의 행동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을 향상해 더욱 정교한 실시간 관제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의 AI 기술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매장 운영을 더욱 최적화할 것이다. AI가 실시간으로 고객의 감정을 분석해 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장 내 모든 물리적 환경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최근 로봇 분야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가까운 미래에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의 발전은 또한 지속 가능성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AI를 활용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매장 운영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ESG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AI 기술은 결론적으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와 매장 운영의 혁신을 넘어,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기업도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윤리적 원칙을 준수하며 글로벌 규제에 발맞춰 나가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매장의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_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전산학 학사·석사를 받았다. 같은 대학 전자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모바일 영상 인식 스타트업 ‘올라웍스’를 공동 창업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올라웍스가 2012년 4월 인텔에 인수된 후 수석 연구원(Principal Engineer)으로 영상 인식·AI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2018년 6월 딥핑소스를 창업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안전한 AI 기술을 개발해 오프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2월부터 국무총리 산하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총괄분과위원, 2024년 2월부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 기술포럼 기술분과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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